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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한창 군생활 짬밥 먹어가며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을 때
모처럼 외박을 나왔다가 관물대가 부모님 사진 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아
너무나도 썰렁했다고 느낀 터라 내키는 대로 사진 몇 장을 뽑아서 돌아왔다.

그런데 우연히도 사진 하나가 당직이던 행보관의 시선에 꽂혀버렸고
그 사진은 바로 행보관의 손에 아주 처절하게 찢겨버렸렸는데

그때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Kurt Cobein, 이은주, 그리고 전혜린었다.

이런 세상사에 전혀 관심이 없을 줄 알았던 행보관이 어떻게 알아봤는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상명하복의 군대에서 무슨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

"네놈도 자살하고 싶으냐 엉" 행보관은 이렇게 툭툭 쏘아붙이면서 맛있다는 듯
담배연기를 훅 불어댔다.

이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뭐 내가 정상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

위에 3명뿐만이 아니고 Jimi Hendrix, 김현식 등등, 이상하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순탄치 않은 삶을 겪었고 죽음마저도 그들에겐 또 다른 의미였던 게 사실이었다.

죽음, 말이야 쉽지만 끝은 모른다. 수십년을 살아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시원한 답은 없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또한 언젠가는 찾아올 이 조용한 공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 뿐.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하지만,
무언가는 얻기 위해선 떠나 보낼 줄도 알아야 하지만,

그렇게, 자살이든 뭐든, 힘들게 얻은 이 삶,
그렇게 너무 쉽게 포기해선 안 되는 건데 그래서 조금은 더 슬프질 뿐.

그렇게 떠나간 사람들이 너무나도 슬프기에......

난 늘 보내는 사람외엔 될 수가 없나보다.

그래서 늦긴 했지만, 올해는 꼭 전혜린의 묘를 한번은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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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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