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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3.10 과거를 용서하다. 1
사실 몇몇 사람만 아는 이야기다.

작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학과 CC가 되었고
한달 후, 좋지 않게 헤어진 이야기.

그 뒤로 좀 심하게 앓았고
지독한 배신감과 실망감에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하루, 또 하루를 보냈던 때가 있었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수업을 듣던 터라
서로의 사이는 잔인할 정도로 냉각되 있었고
주변 사람들마저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던 시간이 07년도를 가득 채웠다.

그러던 어느날

짙은 어둠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새벽, 후배에게 문자가 왔다.
"미안해요 선배. 올해가 가기전에 이 말을 하고 싶었는데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아서..."

이 문자를 본 나는 술이 확 깨버렸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용서할 수 없었기에
그냥 무시해버리고 바로 삭제했었다.

그러던 가운데 오늘.......

강의가 끝나고 조용히 집에 가려던 차에 사물함에서 마주쳤다.
사실 같은 학년이라 얼굴 안보고 지낼 순 없었지만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둘이 만나는 건 처음있는 일이니.......

"미안해요. 선배."

이 말을 듣고서 난 차마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대체 내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대놓고 쌍욕이라도 퍼부어 달라는 건지.

그래서 고개를 돌려 그 후배를 바라보는 그 순간
덮을줄도 알아야지 하는 몽거형의 댓글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 그만해. 난 다 잊었으니까, 그 일에 대해선 더 이상 이야기 하지 말아줘
 그때의 일은 이미 과거의 일이고 그 기억속에 더는 붙잡혀 살고 싶지 않으니까"

"여전하네요 선배. 맘에 안드는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군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 나도 예외일 순 없지. 너도 그때의 일은 잊어버려.
 피차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테니까......"

"고마워요. 선배. 그리고 미안해요......."

이 말을 끝으로 집으로 가기 위해 나왔다. 내 등뒤로 그 후배가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서로 상처를 입은 건 마찬가지니까.

행복해야 해. 너도 훗날 좋은 인연 만나서 잘 지내길 바래.
그리고, 예전처럼 나와 마주치더라도 얼굴 돌리고 괜시리 어색한 척은 하지 말아줘.

서로 좋은 길로 가야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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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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